추석이 지나자
햇살시계는 쨍쨍거리던 정오의 시간을 재빠르게 지나가려고 헉헉대며 몸부림칩니다
매미소리도 이제 막 잦아드는 시간 ...가을입니다.
조밭소녀...^^*
수염난 조도 바쁘게 익어가고
귀밑머리 뽀송한 그녀도 노랗게 익어가고...
긴 신작로를 따라 자갈소리 들으며 가을나그네가 되어 걸어갑니다.
어느 산밑마을 외딴집에 가을손님이 찾아 듭니다.
그 집 돌담에 배를 깔고 느긋하니 엎디어 한가롭게 여유부리는
복에 겨운 고양이 한마리, 초피나무 아래서
가을을 또 흠뻑 즐깁니다.
보국대(정신대)에 끌려 가지 않으려고 엉겹결에 시집을 와서 여태 살고 계시다는
할머니네 작은 마루에도 가을 햇살이 내려 앉았습니다.
토닥토닥 익은 깻단을 터는 송진포아지매의 등뒤에도 가을햇살이 내려 앉아 여유부립니다.
칠천량 해협을 따라 연륙교 위로 가을이 건너가는 시간.
황금물결로 일렁이며 마음 바쁜 들녘
통통해진 벼이삭이 무거워 고개숙인 채 찰랑찰랑 소리내며
그네들과 함께 걸어갑니다.
송진포 작은 마을에도 이제 가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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