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도 한 바퀴

전쟁과 평화(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에서)

이바구아지매 2011. 8. 1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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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귀한 손님 '오만과 편견님'께서   거제로 날아오셨습니다

뜻밖에  만나게 된 반가운 손님을 모시고  짧은 시간

거제의 대표적인 관광지로  동행하게 되었습니다.

아침부터 쨍쨍 내리 쏘는  8월의  햇살이지만  '태양의 나라 '오만에서

달려들던 참기힘든  햇살의  고통만큼은 아니리라 생각하니

 여간 다행한지요.

귀한 손님이 오신 날은  날씨도 살랑살랑 바람  불어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영원한 소녀  '오만과 편견님'

 

'탈대로 다 타시오 ' 

하고  너그러운 마음으로  팔,다리를 햇살에게 다 내어 주고도

피곤에 지친 표정은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사막의 나라에서 ' 신밧드의 모험'을  즐기며  단련된  인내심이 축적되셨으니  말이 필요없겠죠?

 

오만과 편견님, 늘씬한  롱다리로 차분하게 공원내를 돌아보다가 배를 타기 위해

'메레디스 빅토리호' 앞에 늘어선   피난행렬의  조각상들  앞에 서자  순간  울컥하는 표정이 역역합니다.

이 곳에 서면 누구나 초조한 모습의 조각군상들을 돌아보는 느낌,  특별하게 다가옵니다.

 안타깝고,애틋하고 절절한  광경을 만나는 순간  전쟁의 비극을 기억 해 보면서...

 

 6,25 한국전쟁 당시 맥아더의  인천상륙작전으로  승승장구[乘勝長驅] 북으로 

진격 해 나아가 곧장 통일을 목전에 둔 상황이 진행되는가 싶더니  순간  청천벽력같은   중공군의 개입으로

 '장진호 전투'에서 아군이 크게 밀리기 시작하자 후퇴를 결정하게 되었고  

한치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생사의  운명을

하늘에 맡긴 북녘땅의 사람들은

흥남부두로 몰려들어 자유를 찾아 남으로 가는 배를 타려고  아비규환이었던  

그 날의 처절했던 역사의 한 순간을  고스란히 재현 해 놓은   피난민군상을 보자 여린 감성을 소유한  여인은

한동안 눈시울을 붉히더니  다시는 이 땅에 전쟁같은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며 강조합니다.

두 주먹 불끈쥐며..

 

눈보라가 휘날리던 바람 찬 흥남부두에  피난보따리를 이고 업은 아이와 걸린 아이의 조각상을 나타낸 어머니상을

어루만지던  '오만과 편견님'의 슬픈 표정  결코 잊지 못할겁니다.

 

 

이 곳은 경남 거제시 고현동 362번지  '거제도포로수용소 유적공원'입니다.

이제 거제도포로수용소를 안내하게 되는  날이면   나름의 노하우가 생겨서  아주 특별한 곳으로 먼저 안내하게 됩니다.

 여행자의  기억속에  특별하고 소중한  기억이 남게 해 주고 싶다는 배려이기도 합니다.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게 해 준 어머니와  금순이... 

 

 

 

 

 

 

어머니의 등에 업힌 아가와 어머니를 놓치지 않으려는 금순이의 운명은 바람앞의 등불이었지만

그들을 태운 배 '메레디스 빅토리호'는 포화와 기뢰 [機雷]속을 뚫고 3일 밤낮을 향해하여

따뜻한 남쪽나라 거제도에 안전하게  내려 주었습니다 .

그 날의  기적같은 이야기를  만들어  놓은  이 곳은 

기억의 땅 , 희망의 땅, 기회의 땅으로

크게 나라를 구한 섬 , 거제도 입니다.

 

 

 

김백일장군의  동상 [銅像] 과 웃지 못할 퍼포먼스들

 

이 곳에 흥남철수작전의 영웅으로 알려졌던  김백일장군의 동상이 서 있습니다만 

 장군의 동상은 지금 시비 [是非] 에 휘말려 연일 뉴스을 타고 있습니다

  일부 시민들에 의해서  계란세례를 맞기도 하였으며

검은 차양막에  둘러쳐져 쇠사슬로 감겨 초록색 자물쇠로 잠겨지는 등  

6,25한국전쟁 당시에   그가 세운 공은 대단하였지만

친일을 했다는  과거의 행적이   도마에 올라 곤욕 [困辱] 을 치루고 있습니다

동상 하나가  뉴스의' 핵'이 되어 일파만파  확산되어  보도되고 있으며  

결국  법정다툼으로 번져 유족및  함경도민회는  사자의 명예훼손으로, 

 거제시민연대 측은

친일행적을 부끄럽게 여기고 자진철거해야 한다며 또한 경실련 법률팀의

 협조를 얻어 고소에 적극적으로 대응할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는 시점에서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에게는   김백일장군 동상에 대한 의미는 또 어떻게 

 전달해야할지   혼란스럽습니다.

 

 

 

 

 

 

 

 

김백일 장군의 동상이 현재  시비에 휘말려 있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는채 

 화강암에 새겨진 글을 꼼꼼하게  읽어보고 있습니다.

 

 

 

 

 

 

 

 

중공군의 참전으로 귝균이 다시 후퇴하게 되자 피난민들은 폭파 된 평양의 대동강철교를 타고 

 자유를 찾아 처절하고 험난한 길에 올랐으며  폭파 된  다리에 매달렸다가  

떨어져 죽은 사람도 많았을것이라고  하자

안타까운 표정으로

"절대로 절대로 전쟁은 일어나지 말아야 해"

 라며 '오만과 편견님',  알라신께 기도하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방학을 맞은 자녀들을 데리고   이 곳을 찾는  부모님들의 모습 또한  참으로 보기좋습니다.

자녀들에게 체험학습을 통하여 전쟁의 비극을 알려주는 산 교육을 전하는 모습도  종종 눈에  뜁니다.

 

 

 

철조망 너머로 포로가 되어 얼굴 내밀어 보는 아이들의 목소리는   마냥 즐겁기만 합니다.

 

 

제주도에서 오신 사진작가 해국님,  포로체험으로 찍어주신  몇장의 사진은

지금 뽀샵 작업중인가요?

 

 우리   함께 포로가 되어버린 날의  풍경이

무지 궁금합니다 .

 

 

 

이 땅을 포로들에게 고스란히 내어 주고' 소개민'이 되어 쫓겨나야했던

 수월,고현 주민들의  고단했던 삶의  편린들도 포로들의 이야기만큼이나 눈물겨웠습니다.

 

 

 

간절한 염원을 담은  ...우리의 소원 ..기차옆에서...

 

 

휴전이 체결되자

곧장 포로송환이 이루어져'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떠나간  친공포로들과  

자유를 찾아 '대한민국'에 잔류한  반공포로들의 이야기는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습니다.

전쟁과 평화라는 이름으로 ...

 

오만과 편견님,  빨강머리 앤이 들려 드린   ' 거제도포로수용소이야기 '

 오래오래 기억 해 주실거죠 !

 

 

 전쟁의 아픔을 겪지 않은 전후세대이지만  이역만리 타국에서

 고국을 방문한 여행지 거제도에서 조국의 소중함을 가슴에 담고 돌아가리라 믿습니다 . 

 

특히  외국의 잘 알려진 관광지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훌륭한 관광지로  거제도만의 특성을 잘 살리면

세계의 사람들이 찾아 오는 관광지가 되겠다며  아낌없이  칭찬 해 주셨지만

 

    터무니없이 비싼 물가가 아쉬움을 남게 한다는 의견과

거제를 상징하는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선물(예 .몽돌이 몽순이마스코트, 거제지도 뺏지 ,등등 ) 

아이디어 상품을  만들어낸다면   여행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 있을것이라며  

 

수십억 지구촌 사람들을 맞을 준비를 착실하게 해 나가면  반드시 좋은 결과가 있을것이라는    충고의 말씀도 고마웠습니다.

 

 

오만과 편견님,  만나게 되어  정말  반가웠습니다 .

안녕히 가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