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두 개의 작은이야기

이바구아지매 2012. 3. 26.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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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043

 

첫번째이야기

 

2012.03,23(금) ...아침부터 이슬비   부슬부슬

 

촉촉하게  아침을 적시며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입니다

  빨강 우산 ,파랑우산,깜장우산들이학교 가는 길에  우산나라를 곱게 그린 수채화가

가슴 따뜻하게 군불지펴 줍니다.

 

 

 

 

 

 

 

 

집을 나서자  처음 만나는  작은다리 신현교를 건너 사거리의 왼쪽  횡단보도를 총총히 지나

비를 맞으면서도 방긋 웃는 수협마트룰 보며   고현천을  따라 학교로 갑니다

독봉산의 줄기를 타고 내려 와 언제부터인가 수변공원이란 이름표를 달고

수변공원을 더한층 어우러지게  도와주는

 고현천의 물줄기가 돌돌돌 소리내며 흘러가는 풍경이

학교 가는 길에 만나는  풍경으로 이만하면  촉촉하고 조용하니 좋습니다.

.다리건너 계룡중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오늘 학교에 가면 수업이 시작되기 전 삼삼오오 모여 앉아

이슬비 내리는 풍경이 운치있었노라고  지지배배  이야기 하겠죠.

 

 

 

 

 

작은아이 가나도 빨강우산속으로 콧노래 부르며 학교에 갑니다  

"엄마 센치멘탈이  무슨 뜻이야"

"응 Sentimental이란  감상적인, 감정에 따른 ...이런 뜻이야

 

참 이런 노래 알고 있니?

이슬비 내리는 이른아침에 우산셋이 나란히 걸어갑니다

파란우산,빨강우산,찢어진 우산   좁다란 학교 길에 우산 세개가

이마를 마주대고 걸어갑니다.

정말 예쁜 노래라고 생각하지 않아?" 

"  그런것 같아

 정말 오늘 아침에 보니 말이야  

참  엄마

 오늘부터 가나를 부를때는

막둥아 , 라고 불러 줘 가나는 말이야  '요코이야기'(요코 기와시마 윗킨스 장편소설) 를 읽은 후로

코언니와 히데요오빠와  엄마가 불러 준 요코라는 이름대신 '막둥아'

라고  불러주는게    넘 좋았어  사랑스럼기도 하구   그래서  가나도

지은언니를  지언니 , 소담언니를  소언니,귀염언니는 귀언니라고 부르게 되었고 

범일오빠는 밀오빠라 부르는 등 말이야 ㅎㅎ..."

 

 

 

 

 

 

 

 

 

 

 

 

 

 

이렇게 우산속에서 도란도란 이야기하며 걷다 보니   어느새

막둥이 가나가 다니는 학교에 도착합니다

빨,주,노,초,파,남,보의  찬란한 무지개색깔인  가방과 우산으로  가득한 학교운동장

시끌벅적하게 모여든  아이들이지만

신발밑에 흙하나 묻지 않고 교실로 들어가는 깔끔쟁이 왕자와 공주님들...

"가나야."

 하고 작은아이 가나를 먼저  발견한 설화가  소리칩니다

"엄마 빠이"

하고 손 흔들어 주고  

   어깨동무를 하고 빠르게  교실쪽으로 사라지는 아이들.

 

빨강우산을 쓰고 학교에 간 막둥이,

오늘 미술시간에는  

이슬비 내리던   아침 풍경을   그리며 신나하겠죠?

 

 

 

 

 

 

두번째이야기

 

2012,03,26(월)....햇살

 

오랫만에 꽃집 '화수분' (河水盆: 

재물이 계속 나오는 보물단지  라는 뜻이 담긴 ) 으로  갑니다 ;

햇살좋은 3월 하순경  봄꽃들이 다투어  피어나는   풍경도 보고

4월에 있을   국회의원 선거  출마자들의  현재 활동상도 궁금하고

그들이 내건 공약은 또 어떤것들이 있는지  무지 궁금합니다

꽃집 화수분의 그녀는  기자출신답게 세상을 예리하게

꿰뚫어 보는 눈을 가졌으며 또한 심미안(審美眼:

 아름다움을 살펴 찾는 안목).의 소유자이기도 합니다

 

 

 

 

 

 

 

 

 

어른들의 수다에 함께 간 막둥이 너무 심심해하며

"재미난 거 없을까?"

하고 심심해 하는데

꽃집 문을 열고 들어 서는  빨강자켓의 친구를 만납니다.

 

"너 박시현 맞지  작년에 우리 만난 적 있었지!

작년 11월 어느 날 교회 옆  놀이터에서 ..기억 안 나 ?"

"맞아요  참 참 ...가나야  나 시현이... 반가워"

"나두  그런데 시현아 넌 몇반이야?"

"3학년 5반 "

 

 

 

화수분에서 ..

"시현아,

가나엄마가 만든   블로그 알지 '빨강머리 앤의 블로그' 말이야

오늘 이야기 예쁘게 올려줄게 놀러 와서 구경 해  

그리고 해피트리,자스민,돈나무,행운목,호접란,탠드로 킹이니 하는 꽃과 나무보다

너희들이 훨씬 더 이뻐 "

 

 

 

 

 

 

 

 

엄마의 심부름으로 분갈이를 온 시현이와 언니는 꽃집 '화수분' 의 이웃에 산다네요.

작년 겨울 이곳으로 이사를  온 꽃집'화수분' 과  이웃이 된  시현이...

 

 

 

 

"그런데 말이야 시현아,  너네선생님 좋아 어떤 분이실까? "

"  응  남자 선생님이란것 말고는  아직은 잘 모르겠어  하지만

마음씨 좋은 선생님이신건  분명 해 우리가 말썽을 피워도  조용히

타이르시는 걸 보면 말이야 "

 

 

 

 

 

 

고운 봄꽃으로 분갈이를 해 주는 꽃집의 그녀와 엄마의  심부름을 예쁘게 하는

시현이와 언니의 모습이 꽃과 함께 어울리는

고운  수채화입니다.

 꽃의 천국에서 일하고 있는  화수분의 그녀를 보니 생각나는  정원하나가 있습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콜롬비아의 주도이기도 한  빅토리아의 '부차드 가든'  

꽃의 정원으로 태어난 부차드 가든은 본래 시멘트 채석장이었다조

꽃을 사랑한 제니 부차드여사가 일생을 바쳐 가꾼  아름다운 정원으로 

세계 3대 정원중의 하나가 되었으며   100년도 훨씬 넘은 제니의 정원이야기는

꽃의 전설이 되어 세상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습니다.

화수분의 그녀도 훗날  세상에서 가장 매력적인 꽃의 정원하나를 꾸밀지도 모를 일입니다

 

 

서양 미술사에서 가장 위대한 화가 한사람으로 알려진

'빈센트 반고흐'는 정신질환을 앓았다고 알려져 있지만

그에게 편안한 예술가의 길로  이끌어 주었던 공간도 바로  꽃의 정원이었다고 합니다

정성들여  분갈이하는 그녀를 보며 

이건 만약이지만 말이죠  그녀가 훌륭한 꽃의 정원을 가꾸게 된다면 

 미래의 빈센트 반 고흐는 누가 될까?

하고 생각 해 보게  되는 건  또 다른  상상속의 마법이 되어

화수분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가는 시간동안  내내  즐거워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