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이야기

나 홀로 떠나도 좋은 가을 여행 , 통영 '소포벽화마을'

이바구아지매 2012. 10. 11.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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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부시게 푸르른 날은  집에 콕 쳐박혀 있기 ...무조건 사양합니다.

파란 하늘과  파란 바다의 유혹을 핑계로    혼자지만 행복한 여행을 나섭니다.

거제 찍고 통영으로 30분만에 잽싸게  공간이동하였습니다.

 통영시외버스터미널 도착하자   10m쯤

걸어 나와  택시정류장  앞줄 첫번째 차인 까만 택시를  불러 세웠습니다.

"아저씨, 평림동  소포벽화마을로 가 주세요"
"소포벽화마을이라구요 ? 그런  동네는 없는데요. 처음 들어봐요. "

""그럼 혹시 작은개마을은  아세요 ?"

"네 그동네라면 알지요 . 그런데   그마을에 그림이 그려져 있다는 

 소문은 머리 털나고  오늘 처음 듣습니다."

"아저씬 동피랑만 좋아하시는구나 하긴 모를수도  있을...  잘 되었네요 오늘 내친김에 꼭 알아 놓으세요

그럼  착한 네비양에게 안내를 받으며 가보자구요 . 출발 ~"

이거 완전 주객이 전도 되었습니다.

통영 토박이라는 기사아저씨께  거제 아지매가 오히려 큰소리를 탕탕 치다니  웃기지 않나요?

 

 

 

소포마을 ...

 

북신동을 지나 얼추   10여분 달렸을까?   소포마을 표지석이  수줍은듯  여행자를 맞습니다.

"아저씨, 여기 내려주세요 이마을이랍니다  오늘 태워주셔서 고맙습니다 안녕히 가세요"

라며  

택시비로  4,000원  드리고

 인사를 하니 꼭   이마을 주민같습니다.

 

 

소포마을, 

그러니까  서울에서 소포가 온 게 아니라  바닷가 작은 포구의 마을이란 뜻일테죠

또 다른 이름인 ' 작은개마을' 로   가 보겠습니다.

무척 심심해보이는  소포마을이지만  

그렇더라도   아주 특별한 볼거리가  켜켜히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함께 가 보실까요?

 

 

첫번째 그림 ,

 

모가지가 길어서 때로는 슬픈 짐승이여 ...

 

마을로 들어서는 첫골목에서 목이 길어 구부정한  기린이 그려진 벽모서리를  만났습니다.

 기린을 보니  목을 꼿꼿하게 세운다면   '지붕 뚫고 하이킥'이 되겠군요

누군가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순간부터  이 기린의 모가지는 길어서  슬픈 짐승이 되고 말았네요

만약  기린이 좋아하는 사과나 당근 혹은 근대같은 먹이가

지붕위에 얹혀 있었다면   기린은 무지  슬플겁니다.

반면  땅에 심기운 채 목만 내민  또 한마리의 기린은 모가지가 길어 여간 다행한지

가을바람을 삼키며  무척 심심한  골목집을 지키고 선 두 마리의 기린 그림이 전하려는 의미

'소통'을  확인합니다.

 

아참 택시기사아저씨 소포마을의  벽화를 확실하게 확인시켜 드렸어야했는데  정말  아쉽네요.

 

그렇더라도 총총총 걸어 갈 일입니다.

 

 

두번째 그림 ..아프리카의 여왕 .돌무화과나무를 찾아가는 코끼리

 

파란 하늘을 이고 밍기적거리며 걸어가는  벽에 그려진 회색코끼리는  또 무얼 먹나요

코끼리가 좋아하는  돌무화과나무도 이곳에는  없는데 ...

그렇지만  다행한 일이군요.

코끼리  ,긴코로 물을 뿌리는 소방수 일을 하지 않아도  ,

적어도 이곳에서라면 너무 많이 먹어 미움을 받아 큰 배에 홀로 실려  유배를 가는 일 따위는 없겠죠?

이건 코끼리 그림이잖아요 ^^*

 

 그렇더라도 너무 오래 서 있으면  말못하는 코끼리 다리가  아플텐데....

 

 

 

 

골목길을  따라 꼬불꼬불...

 

혼자오길 참 잘 했다는 생각이 드는 곳입니다

오랜시간 돌담이었던 돌들이 지나가는 여행자에게  말해줍니다

저기 바라보이는 야트막한 산도  이름이 있다고 .

 "그래 말해 봐 이름을 ..."

"전봇대 앞쪽은 '삼다봉 ' 뒷쪽은 '웃음꿈봉' 이라 부른답니다.

산골을 타고  흘러 내린 산골물맛은  또 어떻고요  갈증나면  한바가지 퍼서 마시면 그 맑은물맛이란... "

"웃음꿈봉? 이름 한번 참 재미있군  시내로 나가면   소문 솔솔 뿌려 줄께 ..."

 

 

 

 

 

 

뉘집 벽에서 만난 청마의   '생명의 서 '

 

 

 

(옮긴 사진)

 

제 2의 동피랑마을을 꿈 꾸며  벽화를 그리는 통영 여고 미술동아리 '챌린지' 학생들.

 

 

kbs 방송이   학교폭력예방 일환으로 학생들이 벽화를 그려가는 과정에서 때로는

다투기도 하고 때로는 서로 협력 해 가며 벽화를 완성 해 간다는 내용으로  촬영을 했다는군요.

 

 

 

하늘도,집들도 벽에 그린 그림도 모두  너울너울 가을 바람에 볼을 부비대며 행복해하는   소포마을 그림벽

 

 

 

 

꼬불꼬불 이 곳의 , 골목길은 언제나  늘 이모양이었겠죠.

 

 

 

 

하얀 벽을 따라가니 대문가에 작은개길 16-1라고  적혀 있습니다.

 

 

 

모두 어디로 갔는지 고양이,강아지들도  어부를 따라 바다로 나간 모양인지..

 

 

 

 

통영하면 따오르는 마을은 역시  가난한 달동네였던 동피랑 (동쪽의 벼랑끝 비탈마을)

 벽화마을입니다.

  동피랑은 이미 그  유명세가 대단하여   전국적으로 모르는이  없을겁니다.

하지만  이곳 소포마을의 존재는  아직 크게 알려지지 않았고  벽화는  미완성이라

 아는이도  별로 없어보입니다.  

오늘은 통영의 또하나의 명소를  찾아내는 재미에 의미를 두며.

 

 

소포벽화에는 김홍도그림이며 신윤복의 그림을 다르게  해석하여 해학적으로 그린 장면도  많아

  또다른 즐거움을 흠뻑 느낄 것 같습니다.

예를 들면 김홍도의 서당에서 매 맞는 '소년'의  그림을 이곳 벽화에서는  훈장님께 혼이 나는 '소녀'로 그려

  익살과 재미를 더해줍니다.

 

 

 

 

이 길은  깜찍하고  예쁩니다.

좁다란 골목길로 그려진 그림길을 걷는다는 거 ,

 손 내밀면 나즈막한 지붕이 닿을것만 같은 풍경

게다가 숨바꼭질하기  좋은    골목길. 

 

 

익살과 해학 이 넘치는 ...

 

돌담에 속삭이는 가을햇살

그림속의 양반님네가  빨간 홍시빛깔의 옷을 입고 낯술한잔에 취해 엉덩방아를 찧었는지...

 

 

 

 

 

그림속,  양반과 여인들의  즐거운 한 때  양반들과 기생들이 즐기는 풍류쯤? '

 

 

 

 

 

멀찌김치서  골목길 들여 다 보기

 

 

 

 

더덕과 산삼이  있는 풍경

 

 

 

 

이 작은 바닷가 마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한 때는  언제부터였을까요?

 

 

 

돌담이 참 정겹습니다.

 

 

 

드디어 마을 아저씨 한분을  발견하고 쫓아가서

  인사하고  마을을 소상하게   알려 달라고 부탁드렸더니

40~45가구 정도가 소포마을을 이루어 살고  있으며 대부분 어업에 종사하는 어부들이며

얌전하게 엎디어 있는 이마을은  아직 세상에 알려지지 않아

이 곳을 찾는 이는  거의  찾아 볼 수 없다고 합니다.

 

벽화그리기는 지난 여름부터 시작하여  현재진행형이며  12월경에는  

방송으로  소개 될  예정이라네요,

 

 

 

완전  화려한 그림이 이어지는 골목길

 

 

 

 

예쁩니다.

 

 

 

 

화려한 벽화들의 초대로 골목길 걷기가 행복해지는 시간.

 

 

 

 

 

아침부터 어둠이 내리는 시각까지 골목길을  명상을 즐기며 걷고 또 걸어도   좋겠습니다.

 

 

 

 

 

 

 

 

 

 

 

 

곧 추운 겨울이 하늘로부터 내려 와 골목길에 깔린다고 해도 그닥 춥지도 않을것 같습니다.

좁은 골목길에 추위가 끼어들 공간은   없어 보입니다.

 

 

 

 

 

소포마을은   동피랑처럼 가난한  달동네는 아니지만

푸른 바다에 멍게를 키우며 사는 평화로운  바닷가 작은 마을이었답니다.

 

 

 

 

 

 

하늘로 쭉쭉 뻗어 올라간 감나무는 홍시감이 매달고 지나가는 구름에게

 건네 주고 싶어  가지를 쭉쭉 뻗어봅니다.

 

 

 

 

 

아담한  담장너머로 순이가' 빼꼼' 고개 내밀것만 같은 그 집 앞

 

 

 

 

 이웃집 마당에 머문 하늘공간을   사선긋기 놀이를 하며 자유롭게 넘나드는 전깃줄

 

 

 

돌담에 기댄  오토바이도 잠깐의 휴식을 즐기고.

 

 

 

 

친구네 집 가는 길 같기도 ... 낯익은 골목길.

 

 

 

 

그림 그리고 싶은 날~~

 

 

 

 

조망이 아름다운 집

 

 

 

저전거,돌담,콩밭 바다 , 그리고 돌담길 ... 이 곳은 우리들의 고향집같은...

 

 

 

 

 

 

 

 

 

 

 

사군자는 친다고 하더니만 여기서는 그린것 같습니다.

매..난..국...죽

 

 

 

 

 

 

호박꽃도 꽃이라고 노오라니 피어나서 가을햇살을 흠뻑 받아 먹고 넝쿨은   밭고랑을 듬성듬성 뻗어 나가네요.

 

 

마을 입구에 있는 마을회관

 더운 여름에는 이곳에서 잠깐 쉬었다 가라는 문구를 벽에 써 붙여 놓았습니다.

마을을 찾는  여행자를 위한 배려가 아름답게 전해집니다. 

 벽화가 완성되면   여름 날  다시 꼭  와 봐야겠습니다.

 

 

 

방파제로 나가 소포마을(작은개마을)을 담아 보았습니다.

이날 바닷물은  투명한 초록빛깔이었고

마을이 끝나는 지점에서부터 이웃마을 '대평마을'이 시작된다고 합니다.

 

 

 

 

마을앞 바다에서는 멍게양식장에서 잡아 온 멍게를 손질하고 있어 시끌벅적 어부들의 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바닷가로 나오니 은빛 비늘이 유난히 반짝이는 '가을전어'가  생각납니다.

 

 

 

소포마을에서는 더워서 혹은 힘들어서 할딱거릴 필요는 없습니다.

순하고 착한 골목길을 별 힘들이지 않고  쉬엄쉬엄 걷기만 하면 되는..

 

 

 

 

통영오광대 벽화

 

 

 

 

저 파란 물통에는 물이 가득 들어 있을겁니다 물을 받아 저장하는 물탱크랍니다. 

 

 

 벽화그리기에 참여한 통영여고  소녀들의 멋진 솜씨

 

 

통영을 아끼고 사랑하는 착한 소녀들이 힘모아...

그럼 누가  이 한적한 바닷가 마을의 벽에다 그림옷을 입혀 주자고   말했을까요?

맨처음 이런 특별한 생각을 해낸 그가 누구였는지  고맙다는  생각이 불쑥 찾아드네요..

 쉬엄쉬엄 골목길을 걸으며 바다와 더불어 벽화를 감상하는 거  좋네요.

이 곳은 단체여행자들이 소란스럽게 찾기보다는   연인  혹은  홀로   조용한 여행을 꿈꾸는 이들에게  

훨씬 잘  어울리지 싶습니다.

 

 

 

 

 

 

가을은  하늘이 바다보다 투명하고  훨씬 더  파랗습니다

바다는 초록빛 바닷물이 되는 시간이죠.

 

 

 

이마을에서 태어나고 자랐다는 할아버지   소포마을(작은개)의 유래나 뜻을 알려 달라고 하자

자신은 잘 모른다며 손사레로 겸손 해 하시며

해 뜨는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바다로 나가서 바닷일을 하고  

해 지면 집으로 돌아와 내일을 위해 휴식을 취하는게 일상이랍니다.

 

 

 

 

 

 

 

골목길을 몇바퀴나  돌았지만   다리도 아프지 않습니다.

 작은 마을이라 여행자의  호기심을  붙들기에는 조금 아쉬운듯합니다.

벽화마을 여행이라면  채 한시간도 걸리지 않습니다.

 

 

 

 

 

왔던 길 다시  되돌아 가는 길에 마을 입구의  고갯마루에서

팽나무를 만나 익은 열매를 몇알 따서 콕 깨물어 보았습니다.

지난번 산바 태풍을 맞아  말라버린 팽나무 열매 를 손바닥에

올려 보며 옛날 그 달콤한 맛인지 몇번이고 확인도 해보고

팽나무 가지사이로 내다 보이는 바다를 숨바꼭질하듯  바라보는것도  퍽 상쾌합니다.

 

 

 

 

 

 

 

 

 팽나무에  오종종  매달려  주황으로 익은 열매를 보자 이내 지나버린 시간속  열살소녀로  되돌아갑니다. 

밋밋했던 벽에 그림옷을 입혀놓고   누구라도 ,언제라도 찾아와서

정겨운  골목길 걸어보게  아낌없이  길 터 준 소포마을  사람들의 따스함을 

  가을이 다가기전  찾아와서 만나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동피랑과는 또다른 편안하고 조용한 곳 , 한적한 어촌마을이 주는 아늑함을 기억하며.

 

 

고갯마루에서  마을 내려 다 보기

 

이제 소포마을을 떠나갑니다.버스는 한시간에 한대꼴로  다닌다니   차가 많이 다니는

 북신동까지는 걸어서 30여분 걸린다니 느긋하게   한번 걸어 가 보려구요.

 

 

 

금연표지판 앞에서 ...

 

 

소포마을은 통영 최초  금연마을로 지정되기도 하였답니다.

뒷모습을 남기고 가는 아저씨께

"정말 이 마을 사람들은 모두가 담배를 끊었나요?"

라고 물으니

"허허 그건 아니고 몇사람은 아직도 끊지 못했지만  조만간  확실하게 금연에 동참할겁니다"

'그럼 아저씨는요?"
"나요 나  글쎄요  허허허 ..."

 

 

 

 

 

 

소포벽화마을을 뒤로 하고 터벅터벅  걸어 가다가.

 

 

 

 

작은 몽돌소리와 파도소리가  바다로 내려오라고 하얗게   부서지는 포말이  간당간당  또 유혹을 ...

 

 

 

 

 

이번에는  바다와 코스모스의  계절이  풍성하게  서로를 물들이니

아름다운 가을길에 또 멈추어서다가.

 

 

바다의 땅, 통영

 

쉬엄쉬엄 걸어 가서   북신동에 있는  바다 전망대도  만납니다

 어디를 걸어도 해안선을 따라 걷는 길은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는 바다의 땅입니다.

 

 

 

 

 

통영은  또   음악의 도시라  고집합니다.

 

 

 

북신동에서

 

이 곳에서    소박한 여행을 끝내고 가을바라기를 하며  한 동안 서 있었답니다.

버스가  올때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