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태극기를 그려준 선생님

이바구아지매 2013. 7. 25.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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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땡땡땡'수업 시작 종이 울렸다

 

아이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서 단정하게 앉아 선생님을 기다렸다.

 

'드르륵' 교실문이 열리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음,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선생님이 대신 수업에 들어왔습니다

 

한 시간이지만 유익하고 알찬 수업 되도록 합시다

 

내 이름은 '김태곤' 조선인입니다

 

여러분과 같은 조선인

 

"선생님, 반갑습니다 참말로..."

 

영샘이가 벌떡 일어나서 꾸벅  인사를 했다

 

"그래요. 반가워요... 음 "

 

선생님께서 잠시 머뭇거리시더니 우리에게 질문을 던지셨다

 

"혹시 여러분은 우리나라의 국기가 있다는 것을 알고 있나요?"

 

"네'히노마루'(일장기)입니다"

 

하고 윤관이가 큰 소리로 대답했다

 

"아니예요 그건 일본국기고 우리나라엔 '태극기' 라는 국기가 있어요

 

흰색바탕 가운데 태극무늬와 네귀에 건, 곤, 감, 이란 괘가 그려져 있어요

 

하시면서 칠판에 태극무늬를 그려서  보여주시곤 얼른 지워버리셨다

 

" 에 태극기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기입니다"

 

우리는 생전 처음 본 태극기 그림에 깜짝 놀랐고, 그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도  국기가  있었다니?

 

아이들의 눈망울은 선생님께서 들려주는  신기한 이야기에  모아졌다

 

"이뿐이 아니에요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국가인 애국가라는 노래도 있습니다

 

'기미가요'(일본국가)가 아닌 우리나라 노래 ~~동해물과 백두산이 마르고 닳도록 하느님이~~"

 

선생님은 생전처음 들어보는 애국가의 한 소절을 부르시더니 이내 돌아서서 눈물을 훔치셨다

 

아이들도 처음 들어보는 애국가를 들으며 가슴이 뭉클해졌다

 

태극기가 있고 애국가가 있는 나라, 그 나라가 우리나라였다고?

 

처음 만난 조선인 선생님의 수업은 온통 놀라움과 신기함의 연속이었다

 

"여러뷴, 손기정선수를 아는 사람 있나요?"

 

'예 베를린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마라톤 선수입니다"

 

하고 영샘이가 씩씩하게 대답하고 자리에 앉았다

 

"잘 말했어요 1936년8월 독일 베를린에서 올림픽경기가 있었어요 마라톤은 올림픽의 꽃이에요

 

올림픽의 하이라이트인 마라톤에서 손 기정 선수가 당당히  일등을 했어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손기정선수의 가슴쪽 옆에는 일장기가 그려져 있었고 단상에 올라가서 월계관을 쓰고

 

'히노마루'기가 올라가서 하늘에 나부끼고 '기미가요'가 울려퍼졌어요

 

손기정선수는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이었음에도 기쁨보다 나라 잃은 슬픔으로

 

얼굴을 수그리며 슬픈 얼굴을 하고 있어요

 

동아일보에선 이 사진속의 일장기를 삭제해서 민족지인 동아일보는 폐간되고 말았어요

 

이것이 나라 잃은 민족의 슬픔이에요

 

"'기미가요' 는 참 무서운 노래입니다

 

관동대지진 때 조선인폭동으로 선전해서 조선인 노무자며 그 가족들, 동포들이 애꿎게

 

무참히 죽어갔습니다

 

일본인들이 그 때 조선인을 골라내는 방법으로 사람들에게'기미가요'를 부르게 했어요 그 당시 일본에

 

가 있던 대다수의 조선인들은 부두노동자나 강제징용자, 그리고 그의 가족들이 많았기 때문에

 

대개는 문맹자들이어서 이 일본국가인 '기미가요'를 부르지 못했어요

 

'기미가요' 우리민족의 분노와   한이 서린 노래입니다

 

임신한 부녀자의 배를 가르고 뱃속의 영아까지 끌어내 죽였어요

 

그것이 기미가요입니다

 

정말 끔찍한  노래지요?"

 

선생님은 말끝을 흐리시고 그만   또 한 번의 눈물을 보이셨다

 

 

김태곤선생님은 그 날 수업 이후로 학교에서 자취를 감추셨다

 

쿠오다 교장의 수업 엿듣기로 선생님은 학교에서 파면 되셨던 게다.

 

태극기와 애국가를 가르쳤다는 죄목으로...???

 

 

 

해방이 되고 상급학교에 진학하면서 '애국가'를 부르고'태극기'를 그리게 되면서 가슴엔 그날의

 

수업이 늘 감동으로  자리 잡고 있었다.

 

   시간은 흘러  영샘이는 대한민국의 제14대  대통령이 되었고, 태경이는 선생님이 되었다

 

어느  날  TV를 통해 공식석상에서 태극기에 대한 경례와 애국가를 제창하는 대통령의

 

모습에서 주먹을 불끈  쥐고  태극기를 향해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게 되었고,

 

그 모습에서 태극기를 가르쳐 준  선생님을 떠올리는 모습으로 그려졌다.

 

 

 

 

참잘했어요오래전  슬픈  '거제도이야기 '

 

* 참고자료, 내 친구 영샘이 (저자 ,반태경) 네이버 지식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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