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그리운 부룩때기

이바구아지매 2006. 6. 23. 10:31

'부룩때기'는 경상도 사투리인가 싶다.

'황소'를 우리 마을에선 부룩때기라고 불렀다.

어른들도,아이들도  우리동네 부룩때기에 대한 추억을 많이 갖고 살  것이다.

지금 생각 해 보면 동물들의 생식기,번식 이런것들을 아주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우리동네 부룩때기는 동네친구네 황소다.

친구네 부룩때기는 우리 면내 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했다.

요즘은 암소가 발정이 나면(상냈다) 가축병원의 수의사가 인공수정을 하지만 내가 어렸을때 본

풍경은 재미있고 신기한 모습 으로 그야말로 '원초적 본능'이라고  할 수 있었다.

지금은 이렇게 암컷이 발정을 해도 부룩때기를 찾아간다는 말은 오랫동안 듣지 못했다.

참 어느 순간에 인기가 굉장했던 우리동네 부룩때기의 이름이 머리속에 들어앉고 저장만 되어버린 지금에  우리동네 부룩때기를  떠 올리는 난 과거로의 여행을 시작한다.

 

 

그 날은 땡볕의 햇살이 머리위에서 햇살을 내리 쏘는 여름 날  정오쯤  또래 서넛은 개울에서 멱을 감았다.  여름 날 물은 어띠된 것이 물에 한 동안 있으면 도저히 시원한 것 같지도 않아  자꾸

깊은 물 속을 찾게 된다. 물장구를 치고 있는 개울가에는 동네 소들이 몇 마리 물 가의 시원함을

느끼라고 소 주인들이 몇 번이나 소를 물 가로 옮겨 매어 놓고 가기도 했다.

 

부룩때기 주인도 부룩때기를 위해서 더위 먹지 말라고 개울가에서 개울안으로 들여 둑에 선 팽나무위에 고삐를 묶어 놓고 갔다.

주인은 가고 우리는 소랑 함께 목욕을 하는 꼴이 되었다. 어찌 된 건지 부룩때기가 우리 윗쪽에서 꾸정물을 일으키기도 하고 그것까지는 참을 수 있었는데 조금 있으니 물에다가 그 큰 똥을 '퍽퍽'

싸 댄다.소 똥은 물에 들어가면 금방 풀려 꼭 된장을 풀어 놓은 것 같다.

똥은 물에서 풀리면 된장하고 거의 비슷하다.

그래서 옛날 이야기에 똥이 물에 동동  떠 내려오는 걸 된장인 줄 알고 건져 와서 끓여 먹었다는 이야기처럼...

 

 

우리는 자리를 조금 옮겨 부룩때기보다 위로 가서 목욕을 햇다.

그런데 개울가 잔듸밭에 매여 잇던 몇마리의 암소들 중에 발정끼가 있던 한 암소가 부지런히 울어댔다.

그 울음은 부룩때기를 찾는 것이었다.

한 동안 우는 것을 지켜 보던 씩씩한 부룩때기가 힘을 내어 고삐를 끊고 쏜쌀같이 달려 발정 난 암소의 등에 올라탔다. 정말 순간이었다.

암소는 입가에 침을 한 발이나 되게 질질 흘리고... 우리동네 부룩때기는 암소한테 힘을 다해

그 긴 물건을 암소의 그 곳에 쑥 꽂았다.

부룩때기의 그것은 약 30cm 색깔은 엷은 분홍색으로 어떻게 한 번 만에 달려와서 골을 시키듯이

꽂아 넣을 수가 있는지 대단했다.

그리고 사정을 한 것이다. 아이보리색깔인듯한 액체가 줄줄 흘러내렸다.

 

 우리는 고함을 쳤다.

"와, 상 붙었다. 저것 봐라. 고치한번 진짜로 크다. 그자."

"두워이저거 소 상붙었다. 와  힘 세다  박수 짝짝짝"

 

그 날 부룩때기 주인은 부룩때기 고생  한 값을 받지 못 했다. 아니 받았을지도 모르겠다.

 

 두원이네 부룩때기는  우리에게 가끔씩 이렇게 재미난 구경을 땡전한푼 안 받고 시켜주었다.

우리가 그런 모습을 본 것은 한 두번이 아니다.

가끔씩 보는 재미가 있었다.

꼭 피가 날 것 같았는데  안 나는 것도 이상하고 아프기도 할 것 같았는데 암소는 그럴때 좋아 한

것 같았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 암소의 배는 점점 불러 오고 부룩때기의 노력비는 3000원을

받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참  재미 난 구경거리  부룩때기 상붙기... 특별한 추억 이었다.

오그랑한 뿔에다 부리부리한 눈 넙쩍 단단한 허벅지의 우리동네 명물 부룩때기는 어디로 갔을까???

 

'이야기뱃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해병대선생님과 섬마을아이들...  (0) 2006.06.30
'아주아주 오래 전 여름 밤에...  (0) 2006.06.23
와리다순경과 총무계장  (0) 2006.06.21
오색문방구  (0) 2006.06.07
깨끗에 가는 길(연사깨)  (0) 2006.06.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