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뱃길...

[스크랩] 마붑이 전하는 이주노동자 소식, "98개 각국언어로 뉴스전하고파"

이바구아지매 2006. 6. 30. 23:07

 

▲  ‘이주노동자의 방송’ 진행을 맡고 있는 마붑씨는 더 많은 이주노동자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마붑이 전하는 이주노동자 소식

“98개 각국의 언어로 된 뉴스 전하고파”


1999년 한국에 첫발을 내디딘 마붑(30ㆍ방글라데시)씨는 보통의 이주노동자와 다르지 않았지만, 현재는 ‘이주노동자의 방송(MWTV)’을 진행하면서 40만 이주노동자들의 ‘눈과 귀’역할을 하고 있다.

마붑씨는 “이주 초기의 생활은 일하고 밥 먹고 자는 게 전부였다. 스스로 이게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이주노동자들의 문제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고 한다. 3D업종의 강제노동과 노동환경 등 열악한 생활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그들은 숨 돌릴 여유조차 없어 서로 소통할 길이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공동체이다. 다양한 문화 접촉을 좋아하는 마붑씨는 동료들과 작은 공동체를 조성해 함께 여가도 즐기고 힘든 일은 함께 의논하며 상부상조했다. 같은 처지의 동료들이 공동체 의식이 생길수록 더 많은 40만 이주노동자와 함께 소통해야 함을 깨달았다고 한다.

이에 시민참여방송인 RTV에 이주노동자 토론 프로그램을 제작해 방영하게 됐고 이를 계기로 주위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2004년도에 ‘이주노동자의 방송’이 탄생했다. 자신들의 방송은 꿈도 못 꿨다는 마붑씨는 주위의 “시작은 어떻게든 해도 지속은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한국말을 모르는 이주노동자들에게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뉴스를 전하고자 하는 바람으로 시작한 ‘이주노동자의 방송’은 많은 동료들에게 공동체의식을 느끼게 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공유할 수 있는 발판이 됐다. 방송을 하는 날이면 위성방송이 나오는 친구 집에 삼삼오오 모여 친목을 다지고 토론을 하기도 한다.

현재 방글라데시, 버마, 몽골, 네팔, 영어 5개 언어로 한달에 3번 RTV의 전파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욕심 많은 마붑은 “현재 40만 이주노동자들은 98개 나라의 사람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 모두의 언어로 뉴스를 전하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며 앞으로 더 많은 언어로 방송하고 싶다고 말했다.

마붑은 한국 내 이주노동자의 역할에 대해 “한국 사람들이 기피하는 3D업종에서 그 누구보다 열심히 일하고 있고 다양한 인종의 사람들이 섞여 생활하면서 다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기회의 폭을 넓히고 있다”며 그들에 대해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많아 힘들 때가 많다고 한다.

많은 어려움이 있지만 그만한 보람도 있어 일하는 것이 즐겁다는 마붑은 “이주노동자방송으로 인해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이 가장 큰 기쁨”이라고 전했다.


김오경 기자 kokrj@sisastoo.com

 

※ 이 기사는 주간시사미디어에 게재되었습니다.


출처 : 내 눈으로 바라보는 세상..
글쓴이 : Realreal 원글보기
메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