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나의 흔적들...

이바구아지매 2006. 12. 16. 10:12

내 다음 다이어리에게...

 

널 다시 펼치고 내 마음을 담으려는 12월16일 아침.

정확하게는 9시38분을 지나네.

 

내 무심하여 다른데 정신 팔고 꼭 집나갔다 돌아 온 딸이 변명하듯

네게 그리 대하는구나.

 

지난 유월 붉은 악마의 함성에 미쳐서 오도방정을 뜬 후 널 팽개치고 나 혼자

기고만장 날 뛰며 내 흔적 중에 얄미운거나, 기억하고 싶잖은 것들, 버리고 싶은 것들을

빼고 나니 네게 고백할 그 무엇도 남지 않았어.

 

또 난 바빠, 무지무지 오늘은 소담이한테 고현 가서 밥이며, 찌개, 반찬, 빨래 등을 해 주어야하고

돌아오면 모레 김장할 준비로 또 바빠야하는기라.

 

또 있다.

범일이녀석 치과에 가서 충치 치료하고 가나 일어나면 능포바닷가에 가서 디카로 바다풍경을

닮아올끼다.

내가 뭐 잘 하는 건 없지만 잘 궁시렁거리는 특기가 있어서 자잘한 이야기바구니는

또 잘 엮지 않나. 고 살아가는 이야기바구니는 바로 내가 졸업한 '연초중학교 18회 동기회'아이가

 

첨부터 이 카페를 내가 꾸려 갈 생각을 한 건 아니고 내 서방님이 운영을 했는데. 어느 날 내가

출석하면서 분위기가 고마 나쪽으로 안 타삔나.

왜냐모 난 원래 잘 궁시렁댄다고 했잖아. 그러고 보니 말많고, 정많고, 곰살맞은 내가 울 신랑

밥그릇을 내 쪽으로 슬며시 다땡겨 온 것 아이가???

 

지금 카페는 회원수 60명이지만 잘 운영 되어 가고 있다아이가.

어떤 날은 '깨금' 이가 좋은 글 남겨 주어서 좋고 어떤 날은 북한산이 와서 향기나는 댓글 남겨주고...

 

우리카페는 수십년의 추억을 때로는 기차에 실었다가, 어느 날은 배에도 태웠다가, 또 어느 날은 호랭이등에도 태우는기라...

 

참 따스한 이야기바구니가 되는기라.

사람은 앞으로 살아 갈 미래도 꿈꾸지만 지나 온 과거를 더 오롯이 기억하고 애틋해하는거 아이가???

 

 

2006년도 마지막달 반장도 못 남기고 내가 바라보는만큰 달력도 '내 미안소 진짜 미안소 이제 해어져야

할랑갑소'

 

이런 모습아이가.

 

나는 응답으로"개안타, 우짜끼고, 이기 인생이라쿠는거아이가??"

 

 

겨울 날 꾸무리하고 꾸무리한 하늘은 무신 밴통을 부릴랑고 똑 지만 맛난거 하나 안 줘서 삐낀 것 같은 꼴을 하고... 내 니 마음도 다 안다.

 

아랫동네 사는 인간들이 하도 염병을 해사니까 고마 심술보가 터질라꼬하제...

고마 참그라. 니는 하늘이고 인간은 니 보다 낮은 땅에서 산께 하늘인 니가 너그러버야제...우짜끼고.

 

 

 

내 업둥이 일기장아, 나는 우리아부지맹쿠로 죽음을 맞을 때까지 한 줄 글 남기는 멋진 인생을 살까 시푸잔타. 도시 나는 게으렁벵이에다. 그런 날 뭘 믿고 가족이 되었는고

손뻗어 울타리로 만들모 남새밭 울타리가 되고도 남을 길이 우리 알라들은 다섯명

 

 

바라 김장도 마이 해야 된다이. 100~150포기 할거아이가.누가 그 많은거 하는가"""

이 쪼깬한 덩치인 나와 배개덩치만한 울어무이가 맞잡고 할 거 아이가.

 

하고나서 몸살 할끼라꼬 오데 몸살 할 시간이 있기나 한가.

그냥 똘똘 굴리기나하고  마파람에 개눈감추디키 오만일을 다 해야하는기라.

 

 

아이구야 큰 일 났다. 우리집 시계만 이레 급히 가나???

염병할 10시 10분이 지난다아이가???

그래도 오전 계획이 김치냉장고 안에 엉망징창인 것 치울라꼬 했는데 이라모 안 되제

 

잘몬하모 우리 딸아들이 드라가" 엄마, 아직도 컴퓨터하고 있어요. 우리 엄마 큰 일났네"

이랄기라. 나는 아들보다 눈높이가 한 칸 아래인기라. 아들보고 컴퓨터 몬하란 소리도 몬하제

내가 천날만날 끼고 안 있나???

그란다꼬 잘 하나 고것도 아이제. 그냥 씨버리고싶어서 입으로는 몬하고 손으로 독수리가 되어

엉금엉금 긴다고 ... 히히 그것도 모리고 우리카페에선 나가 컴도 쫌 하는 줄 안아나!!!!!

 

나 나간다이 나 없는 내 공간아, 집 잘 바라이. 쌔기쌔기 나가서 서답씻고 집청소하고 아까 말한대로

사진 맻장 찍어오꺼마. 담에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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