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징글징글하게 땡볕을 쏟아놓네
하늘나라도 화끈화끈거려서 6000도 고열을 3000도는 이 지구에 흘러보낸다고???
어이구 햇님아, 너도 참 용심쟁이다 이 땡댕여름에만 달걀후라이용 고열을 주모 우짜노
저기 봐라 조선소에서는 철판에다 찜질방을 개업했다쿠고 ㅊㅊㅊㅊㅊ
그래도 나는 참 용감한기라 나는 땡볕따위에 겁내지 않는다고 왜냐 날 따라와보거라
나는 오후2시에 집을 나섰제 오델 간다고 젤 뜨거운 시간엘 좀 참으시지?
아이다아이다 나도 한다면 하고 정면으로 땡볕과 함 결투를 해 볼라꼬 그라제
우선 머리엔 벳남제 모자 (우리어무이가 월남 하롱베이 여행 가서 1000원 주고 산 모자)
먼지 묻은 것 툴툴 털어 쓰고 아 윗도리는 소매 긴 블라우스(요건 한 40년 되었나) 대대론
꽃무늬가 촌발의 극치인 옷을 떡 하니 입고 바지는 작년에 울 어무이한테 농사질때 입으라고
준 땡댕이무늬 몸빼, 요건 다오다제 이정도 입으니 내가 월남이나 필리핀쪽 같으네
똥짜리막하니... 햐, 기차네... 요런 팻션하고 나가면 난 고마 스타제
요즘은 할마시들도 베네똥을 입것다고 난린데... 나 참 거꾸로하네
요래서 신발은 또 무얼신어야지? 캬 잘 어울릴만한 건 역시
플라스틱슬리퍼 ... 요것도 내 신발장 뒷편에 꼭꼭 숭카났제
울신랑이 보모 희딱 던지삐사서 고급 신발처럼 포장해가 떡하니 너 놓고 나 혼자
발작나모 이 짖거리를 하제
지금 내가 가는 곳은 어딘고하니 요런 아짐씨가 가긴 어딜 가것소
당근 시장이제
선글래스 요건 2000원짜리 학교앞 문방구에서 아주 색스런 (촌티의 극치) 분홍색에다
누르끼리한 파란색테 그기다가 앗따 이 무슨 조화속인지 선글래스두껑도 있소
세상엔 싸구리가 요란한 법 선글래스는 우리 막내것 나도 근근재꾸리하모 맞소
왜냐하면 내 얼굴크기가 조막만해가 연애인얼굴이라요
요기서 난' 연애인' 요것은 TV에 출연하거나 영화속이 아닌 (누구가 사랑하는 사람~남푠)
이란 뜻이고 엥 사랑이 옛날에 밍근해졌다고요?
그럼 내 착각이라해도 좋아브러~~
요 팻션에 어울리는 건 뭐니뭐니 해도 플라스틱빽가반(시장용 혹은 토끼풀도 많이 뜯어 담음)
을 숭카났던 것 쏘옥 빼 들고 대문앞에 나섰네
엄마, 요 댕볕이? 선글래스랑 넓은 챙인 벳남 모자앞에 얼씬도 몬하고
룰루랄라 시장을 갔어여
오만때만 사람들이 다 쳐다보네 (넘 멋진 녀자네) 눈부셔?
다들 한마디씩 선물로 주더마는요
난전에 이불팔던 아저씨
"히야, 저 녀자 미쳤나?"
난전에 신발팔던 아저씨
"에고 불쌍타 니집 녀잔지 돌았는가베"
개기 판다고 난전에 몇다라 놓고 팔던 아짐씨
"우리동네는 미치개이가 없는데... 불쌍타 이 땡볕에 뒤집어 썼네"
야채 팔던 할마시
"서방이 애로 엥가이 민는갑네 아새기들도 골통짓하고 그리안하고 요 더븐 여름에
저리 칭칭 감아 댕기는기 오데 있노?"
감자하고 고매파는 아짐매
"아랍녀자가? 얼굴로 뵈 주모 안 되는갑다 그짝 녀자들은 만날 얼굴로 숭카댕기더마는..."
아이고 내 팻숀이 넘 튀었^나???
내 시장가반에 무얼 사 넣지도 몬하것네
다들 내가 비정상이라 생각하고 근처에 오는기 무서븐가봐
"어서 오십쇼 북한 도토리묵 팝다 맛있슴다 둘이 묵다가 한사람 죽어도 모름다
가격도 쌈다 오늘 사간 사람 낼 또 옴다 북한 금강산표 도토리묵 묵어보모 부부금슬
댓길로 좃슴다 아 못 놓는 사람 한 모만 묵으모 딱 아들,딸 쌍둥이 났슴다
오늘 넘 맛있다고 스무판때기 다 팔아치웠슴다 요판 팔모 나 딱 중국 감다"
아 이 해개한 말쌈의 아지매는 또 오늘 시장의 개그맨이넹
"도토리묵이 어데끼라꼬예?"
"북한 금강산거. 묘향산껌다"
"한 모 얼매라꼬예?"
'한모 3000원 두모사모5000원임다"
오데서 맨들았는고예"
"예 우리집에서 만들었슴다"
'아지매는 오데 사람인고예?"
"예, 저는 중국사람임다."
"북한에 참말로 도토리가 마이 있는가예?"
"북한에는 만천산에 도토리가 쫘악 깔렸슴다 산에 가모 도토리가 발질에 깔려 딸
필요도 없슴다. 고마 줍기만 하모 됨다 그것도 심들모 누워서 입만 딱 벌리고 있슴 됨다
도토리가 알아서 입으로 톡톡 떨어짐다"
"햐아 색깔 한 번 좋다"
"한 번 콕 찍어 묵어 보십쇼 기절함다 아까 몇 사람 이거 한 번 콕 찍어 묵고 나자빠졌슴다"
"와 자빠젼는고예"
"너무 맛 있어 심장이 놀래가 목구녕으로도 못 넘깃다 캣슴다"
"그라모 요개 남은 거 다 주 보이소 "
"안 됨다 그집 가족 이거묵고 다 기절하모 내가 물어줄돈이 모지람다"
"그라모 딱 한모 주이소"
"맛나게 드시모 됨다"
딱 한 모 도토리묵만 사서 집으로 쫓아왔네
"아구 더워라 시장도 제대로 못 보고 미친년 소리 듣고... 휴 그래도 오늘 내 인간대접 제대로
해 준 듕국녀자 마이 팔고 가면 좃캣슴다"
* 듕국아즈마이 그새 보구잡넹 ~~~에구 어데가서 도토리묵장시는 잘 하는지
우리동네 오먼 내 마이 팔아줄긴데...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장승포의 여름[01] (0) | 2007.07.24 |
---|---|
듕국아지매와 북한도토리묵 (0) | 2007.07.23 |
엄마학교가 문을 열즈음 (0) | 2007.07.14 |
게으른 하루 (0) | 2007.07.10 |
아 침 풍 경 (0) | 2007.07.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