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대통령아찌...

이바구아지매 2007. 12. 19. 08:56

드디어 2007년12월19일 어둠이 걷히고 아침이 우리집에 찾아왔다.

어제까지 너무도 흥분된 선거열기에 진흙덩어리같은  상대방 비방하기

그래서 귀를 막았다.

눈도 감았다.

똑딱똑딱 시간은 우리를 잠재우고 후보들도  말문을 닫고...

 

새 아침이 밝았다.

투표장으로 향했다.

"제17대 대통령선거. 경상남도교육감선거 투표안내문"을 잘 접어서

코트 호주머니속에 넣고 선거인 명부등제내역에 나의 등제번호는 1760번

언제나 그렇듯 작은 종이 한장도 소중하게 보관하고.

 

알싸한 찬 공기를 마시며 횡단보도를 건너고 제2투표장인 아들의 학교

급식소로  향하고 상큼한 아침공기가 정신을 맑게 해 주는 운동장

오늘은 흙먼지도 하나 일지 않았다.

 

플라타나스 나무위에서 까치가 깍깍이는게 오늘 대통령아찌 뽑는

 경사스러움을 노래하는지?

"그래, 까치야, 너도 기분좋지? 오늘은 대통령아찌 뽑는날이야 마음껏

노래불러 그리고 저 울타리옆집 감낭개에 가 봐 니 밥이 매달려 있더라"

"고마워요. 고마워요. 오늘 좋은 아찌 두분 뽑으세요 휘리릭~"

"그래 알았다. 대통령아찌는 흰색종이에 콕

경남도교육감은 하늘색에 콕 알았다니까!"

이웃할머니, 시장에서 본 갈치파는 아지매. 조 위 아파트에 사는 이쁜 아가씨도

이른 시간에 입김 내뿜으며 투표장에 왔다.

오늘 예감이 참 좋다.

내가 찍은 두 아찌가 다 될 것 같은 느낌.

투표장 입구에 선 자원봉사자들.이른 시간에 밝게 웃으며 인사를 건네고

내가 행사한 귀중한 한표가 대통령을 바꾼다. 얼마나 뜻 깊은 자린가?

까치도 좋아서 깍깍거릴만하고 동박새도 포르르 날아오를만하다.

학교운동장을 가로질러 집으로 오려는 길목에 학교게시판에  붙어 있는 '저항시인 ' 윤동주의 별 헤는 밤'을 읽으며  이 맑은  아침에

내가 그를 만남도 좋고

왔던 길로 돌아가며

운동장 가득 찍어 놓은 내  발도장의 흔적을 뒤돌아서서 물끄러미

쳐다 보다 나온 날...다시 새 희망을 품어보며.

 

새로 당선되는 대통령아찌  이런 맑은 아침처럼, 우리에게 맑음을 주세요.

까치도,동박새도 함께 어울려 날아오르며 노래 할 수 있는  멋진 세상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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