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가끔은 뒷골목에 가 보고 싶다.

이바구아지매 2008. 3. 31. 13:07

 

가끔은 뒷골목으로 가 보고 싶다. 부서지고, 망가지고 , 함부로인채

방치되어진  그런 곳...

 

 

아주 가끔은  뒷골목을 슬몃 기어 들고 싶은 날이  있다.

적당하게 함부로  해도 괜찮은  곳

때로는 헝클어진 모습으로 편안해지고 싶고,  나 자신을 팽개쳐

 버리고 싶기도 한 그런 날

 

뒷골목에 서면  나사가 풀리듯 코도 흥 하니 풀어 아무렇게나 닦아 버리고 싶고

포켓안의 쓸데없는 휴지도 꺼내  발로 턱턱  차서  구석에 밀어 붙여 보고

침도 ?  뱉아 보고 싶고... 그 곳이 뒷골목이다.

 

신발바닥이 떨어져서 너들거리는 모습이

바바리의 솔깃이 터져도, 호주머니속에  난 작은 빵구도  깁지 않고

그냥 손가락 넣어 구멍 더 키우는 자유가 있어 편안하다.

 

 적당히 쌍욕을 입에 담고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삐딱한  눈초리로 세상을 향해 눈 흘기며 쌍욕 내뱉어 보고 싶은 곳

 

퀴퀴한 냄새, 시커먼색, 지저분함, 반항, 저주, 이런것들이 무척이나 잘 어울리는 곳

 

 점차 뒷골목에 가까운 학교 하나를 발견했다.

오래전에  명문인 고등학교였다.

교사를 옮겨 가고 난 후 서서히 뒷골목의 분위기에 가까운 모습에 호기심 발동하여 살금살금

학교 안으로 들어 가 보았다.

교실에선 아이들이 검도 연습을 하고 있었다.

허름한 뒷골목의 냄새가 기어드는  곳에서 소리지르는,

아이들의 목소리도  뒷골목의 소리같이 들리고

 

뒷골목으로 걸어  가는 사람들에게는    그들만의   특권이 있어 보인다.

그들이 무엇을 하러 가든간에... 

 

 때로는 이런 뒷골목에서 조금은 비뚤어져 보고 싶고, 반항해 보고 싶다.

뒷골목에서 어울리는 행동을...

아주 가끔은 그러고 싶은 때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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