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이이야기

우두봉에 올라

이바구아지매 2008. 11. 4. 05:45

분명 이쪽으로 가면 폐왕성지가 나오는 안치봉?

그래 열심히 산을 오르자  단풍은 온데간데 없고 갈잎만 바람에  으스스하다

 남편을 억지로 불러 세워 찍찍 ...

 멧돼지가 목옥을 하고 나무에 부벼서 이렇게 하얗게 변한다고 ???

멧돼지넘은 왜 나무에 대고 비비나?  타올대신???

남편이 알려준다 멧돼지넘은 이렇게 물기를 말린다고..

 썪어가는 나무 계단이 정겨워서

 

청매래 ..한층 가벼워져서 속을 까 보면 하얀 덩이만 나온다.

 

 

 바람에 다 날아가버릴 억새들이 왠지 기분 쓸쓸하게 만드네

 

 이렇게 오르니 하얀 천이 이불처럼,눈처럼...

ㅎㅎ 여기는 날으는 새가 되어 보는 곳 ...페러글라이딩을 하는 곳

 새처럼 ... 아주 사뿐히 날으는 새처럼...

 자 날아갑니다 ...소지맘이는 새가 되었습니다~~잠시 후 훨~쿵 하고

엉덩방아를 찍죠...그래도 기분이 무지 좋았다는...

 

 여기는 페러글라이딩 낙하지점...

 산정상에 다다르자 산초소에서 나오신 산불감시원 아저씨, 어제부터

산불감시가 시작되었다고...

"아저씨, 폐왕성지는요?"

"저 건너편 안치봉에 있어요  이곳은 의종임금님이 늘  찾아와서 명상하던

곳입니다 명상바위라고..."

 아니 또 길을 잘못 들었잖아 ... 분명 이건 너 탓이라(거제시의 엉터리  이정표를 세운 담당자...공무원들 일 똑 바로 하라. 시민의 혈세 축내지 말고...)

잘못 든 길이 더 유익하고 보람되고...

 의종임금님은 제가 손녀라는 걸 기억이나 하실까요???지금부터 고려시대로 거슬러

올라가 보면... 정중부...네 이 노~~옴  ...하고 호통을 좀 쳐 볼까요???

 

무심하기만 한 세월...

 

 

처량하게   쫒겨난 폐왕의 눈물이 흘러 바다로 갔을지...?

  아저씨는 의종왕의 , 야사를 재미나게 들려주셨는데

3년간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하신 의종임금님이 사랑하는 애첩과 여기서

아들을 낳았다고...

 

산불감시원은 역사를 현실처럼 절절하게 이야기 해 주어서 혹시 아저씨는 그 애첩이

낳은 자손이 쭉 이어져 내려 온 것은 아닐는지?그런 생각도 잠시 들고  흘러 간

 세월은 말이 없지만 거제도의 역사는 파헤쳐보면 슬프기도하고 재미난 구석도 참

많으리라 생각된다.

 

 "보이소 요 바위가 '임금님 바위'혹은 '명상바위' 라 하여  이 바위에 앉아서

하염없이넓은 거제면을 바라보며 처량한 신세를 생각하고 앞일을 도모하려고

기막힌 한의 세월을 보낸 자리라요 ...차 암 무심한 세월이지요 ...애첩과 함께..."

 임금님 바위에 앉는 시범을 보여 주는 아저씨...

 라이온 킹 ...임금님...맞다 .. 흐흐흐 ...정중부 네 이 노옴 ...천하의 나쁜 노~옴...

 임금님 바위에 앉아서 옛날을 떠 올려 보려는 소지마미... 가슴이 콩콩 뜁니다

할아버지가 앉아 계셨던 그 특별했던 자리라니...

 바람이 서늘하게 불어 오고...

 

 사람은 100년을 살기 힘든데 돌은 억만년을 가는구나.

.. 바위돌, 그 때의 진실을 말해 줄 수 있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