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2.15(화)
오늘은 아주 특별한 날입니다
빨강머리앤의 셋째딸 귀염이가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날입니다
졸업이 주는 의미,
3년동안 열심히 공부하여 성적향상은 물론이며
지치고 힘들때 서로를 위로 해 주는 친구들과 우정쌓기와 ,
올바른 인성지도와 조금 더 나은 대학에 진학시키기 위해 ,
'당근과 채찍'을 용감하게 드신 선생님과의 밀고 당기는 줄다리기속에서
미운 정 고운 정 든 얼룩무늬를 교정 곳곳에 새겨두고 떠나는 시간 입니다.
벼라별 사건사고 마저도 이즈음에서는 시간을 쪼아먹는 그리움의 판박이가
되어 훗날 웃으면서 이야기할 날을 저축 해 놓고
'졸업'으로 마무리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겨우 제 3회 졸업생을 배출하는 '거제옥포고등학교 '
하지만 그런 신설학교가 거제도에서 가장 진학하고 싶은 학교 1위로 올라 선 멋진 학교입니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 준
선생님들의 끊임없는 노력과, 첨단시설과, 면학분위기를 잘 조성해 준
학생들의 자발적인 노력의 결과입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옥포고로 가는 언덕길을 오르며 3년전을 생각하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학교로 올라 가는 언덕길도 연거푸 이틀동안 내린 눈으로
하얀 눈길을 만들어 주었네요
아름답습니다
오늘 걷는 언덕길 '순백의 미 '라고 말해도 좋을듯
길은 무언의 암시로 하얀 눈을 깔아놓고
더 넓은 세상을 향해 나아가는 졸업생들의 도약도
한걸음한걸음 조심조심 나아가야한다는
충고를 해 주는 뜻이 담긴 길처럼.
거제시 연초면 송정리에 위치한 옥포고등학교
아주 멋진 학교입니다
열성적인 선생님들과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과
최고의 시설로 학생들이 가장 진학하고 싶어하는 ...
학교 앞에 도착 해 보니 꽃들이 먼저 반깁니다
오늘 꽃들도 날개 돋힌 듯 팔려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
아들, 딸들의 졸업을 축하해 주려고 분주하신 부모님과 친척들과
참 특별한 손님 '경찰차'들도 바삐 달려오네요
안전하게 졸업식을 끝내라고
대한민국 정말 살기좋은 나라군요
치한이 이정도인줄 몰랐습니다
경찰의 보호속에서 졸업을 하다니요
그런데 경찰차가 어디로 갔는지 눈 깜짝할사이에 ...분명 보았는데.
모습을 드러내지 않겠다는 의도 ... 그것 괜찮군요.
우정이 연출하는 아름다운 풍경
언덕 위의 멋진 동산에 자리한 옥포고등학교 운동장에도 눈이 하얗게 내렸군요
희다 못해 푸른 빛을 내는 눈을 보고 좋아서 눈을 뭉치는 소녀들의
깔깔거림도 마냥 예쁩니다.
사박사박 뽀드득 , 그 소리에 소녀들은 좋아서 어쩔줄을 모릅니다.
하얀세상과 하얀마음이 어울린다면 멋진 세상 되겠죠.
교실에서 내다보는 재미
온통 하얀세상을 바라보는 그 재미는 또 얼마나 쏠쏠할지...
마냥 좋은가 봅니다.
졸업식장 입구에서 만난 재학생들
안내 도우미를 친절하게 잘해줍니다 .
졸업식장 ... 자유스런 분위기입니다.
딱딱하지도 근엄하지도 않은 ...
제 3회 졸업장수여식이 곧 진행 될 예정인데 둘러 보니 빨강머리,갈색머리로 염색한
학생들도 몇몇 눈에 띄네요
요즘 잘 팔리는 제품1위 무엇인지 혹시 아세요?
바로 '염색약' 입니다
청소년들이 가장 좋아하는 ... 연일 대박이지요.
귀염이의 담임선생님과 ...
딸아이를 맡겨 놓고 한번 찾아뵙지도 못한 불량학부형이 되어
미안한 마음으로 무슨 말을 어떻게 해야할지... 제대로 말도 못하고 버벅대자 ...
오히려 괜찮다며 손잡아주시고 반가워하시며 함께 포즈를 취해주신 선생님 고맙습니다 .
그냥 선생님만 믿었습니다 .
"앗 귀염이닷
귀염아, 졸업 축하 해
가시나 언제 양순이머리를 다하고 ...포동이가 되었네 "
"어젯밤에 부랴부랴 세진미용실에 가서 한 작품인데요 한촌빨이죠 부끄부끄 하하하"
"서울에 가면 조금 세련되게 머리 손질 해 보라미"
라고 말해주었습니다.
대한민국 꽃미남들은 다 모였습니다.
발랄한 졸업생
빨강이 넘 잘 어울립니다.
예쁘죠.
교복을 입은 마지막 포즈로 ... 인증 샷
젊음을 맘껏 발산하는 이쁜이들.
귀염아, 네 교복 잘 보관 해 두거라
가나가 고등학교 진학하게 되면 물러 받아 입어야지?
참고로 가나는 봄방학 후에 초등학교 2학년이 됩니다.
너희들이 꽃보다 더 예뻐...
다섯송이 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꽃 보다 100배 더 아름다운 여고생님들.
올 봄 대학 캠퍼스에는 요런 병아리들이 쫑쫑대어 한층 더 시끄러워지겠죠?
곧 노란 봄이 날아오는
따뜻한 봄날에는 윤현이랑...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친구, 우정
학교라는 울타리속에서 맺어졌습니다.
귀염이는 특별한 아이입니다
죽음도 밀쳐 낸 ...
고등학교에 진학한지 한달만에 어이없게도 교통사고를 당하여
지금까지도 치료중에 있습니다
귀염이가 죽었다고 잘못 알려지기도 했었던 그 날의 아득함이라니...
육체와 정신의 아픔과 혼란을 껴안고 살아 온 날들 (그 아픔도 혼자 감내하며)
공부 열심히 하여 학교를 빛내 달라고 부탁하시던 교장선생님의 말씀이
어제처럼 귀에 쟁쟁합니다 .
졸업이 누구보다 특별하게 다가 온 귀염이
모두에게 고맙다고 인사합니다
특히 그 동안 장학금을 주신 ' 삼성중공업' 아낌없는 지원 잊지 못할것이며
학업을 마치고 사회로 나가면 훌륭한 일을 꼭 해내겠다는 다짐도 해 봅니다.
'세 상 은 더 불 어 사 는 곳'
이란 말 명심하며...
정든 학교를 떠나는 마지막 시간도 더 머물며 아끼고 싶다는 귀염이.
이것이 졸업의 느낌이라네요.
대학에 가서도 열심히 뛰어 보겠다네요
올해가 토끼해라며
토끼처럼 깡충깡충 뛰며 서울을 다 접수 해 보겠다는 야무진 각오를 아빠앞에서 .
재호네와 귀염이네의 졸업사진.
귀염양과 재호군
보기좋죠
재호는 오늘 교복대신 양복을 입었군요
둘은 오늘 졸업을 한 영광스런 모습을 기념으로 ...
훗날 이 한 장의 사진도 멋진 추억이 되겠죠 ?
이제 모두가 집으로 갑니다.
하얀 눈길을 밟으며 .
그런데 참 이상하죠 ?
앤이 졸업하는 것도 아닌데 왜 교정에서 발길이 쉽게 떠나질 못하죠?
떠남의 아쉬움이 발길을 붙잡네요.
돌아 보고 또 돌아보네요
작은 딸, 마음의 키를 한뼘 더 키워 준... 학교
이 길을 따라 나아가면 19호선 국도를 만나게 됩니다
학교 앞 횡단보도 ..그 앞에서 일어났던 3년전의 교통사고
귀염이는 그 일을 어제처럼 기억하며
드 넓은 세상으로 나아갑니다 .
이 학교를 졸업한 선배들인가 봅니다
학교를 회상하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네요.
할머니가 사셨던 곳 , 아버지가 태어나서 자랐던 곳
송정리를 지나갑니다
눈내린 마을이 동화속처럼 예쁩니다.
아주 특별한 우리들만의 소중한 시간을 가지기로 하고
달려 간 곳 ...
연초면 천곡리입니다
시골 풍경이 사라지지 않은 곳, 눈이 녹지 않았을거란 생각으로
찾아 간 곳
맞았습니다 우리들의 예상이 빗나가지 않았고,
논에는 벼를 베어 낸 그루터기가 하얀 눈을 맞은 채 일정한 간격으로
줄 서서 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누구도 가지 않은 하얀 길
우리가 걸어 보자고 딸아이한테 말하였습니다.
아직 농촌의 들녘은 조용하네요.
흰 눈이 내리던 어느 날,
하얀세상을 남기고 간 흔적을 보며 우리도 하얗게 발자국 남겨봅니다.
졸업이란 ...돌아보는 아름다움.
라고 말해도 좋을까요?
하얀 눈 위로 누군가가 걸어갔습니다
흔적을 남기고 간 누군가의 뒤를 따라 우리도 그 길을 따라 걸어봅니다.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름다운 일본 처녀 '미키 ' 이야기 (0) | 2011.03.14 |
---|---|
아 ~세월은 잘 간다 아야야 ... 우리들의 은혼식 (0) | 2011.02.28 |
거제도에도 사박사박 흰 눈이 내렸습니다. (0) | 2011.02.10 |
시골집에서 떡국을 먹으며 (0) | 2011.02.03 |
따뜻한 풍경들이 봄을 물고 옵니다. (0) | 2011.02.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