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이야기

해나 執刀醫의 슬픔

이바구아지매 2013. 10. 30. 21:38

 

 

 

 

 

입력 : 2013.10.30 03:56


	조재철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관 참사관·소설가
조재철 스웨덴 주재 한국대사관 참사관·소설가
고국에서 관심이 집중되는 인물을 멀리 떨어진 이곳 스톡홀름에서 만날 때가 있다. 스톡홀롬 카롤린스카 의대의 파올로 마키아리니 박사도 그 중 한 명이다. 박사는 '미소 천사' 해나의 기도(氣道) 이식 수술을 집도한 의사다. 선천성 기도 무형성증이라는 희귀병을 앓으면서도 늘 밝은 웃음으로 많은 사람에게 감동을 줬던 해나의 사연은 생후 6개월이던 2011년 2월 조선일보에 처음으로 보도되면서 널리 알려졌다. 한국 국적인 해나는 어머니 이영미씨와 캐나다인 아버지 대럴 워런씨의 둘째딸. 지난 4월 해나의 인공 기도 이식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났다는 소식에 같은 한국인으로서 고마움도 전할 겸 박사와 저녁 식사 약속을 잡았다. 그런데 약속을 사흘 앞둔 7월 7일 새벽, 해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들었다. 35개월의 짧은 삶이었다.

며칠 뒤 카롤린스카 대학병원에서 박사를 만났다. 충격과 슬픔에 잠긴 모습이었다. 박사는 "해나양이 살고 싶어하는 강한 의지를 가진 것을 느꼈으나 폐가 강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수술 후 회복 중이던 해나가 강아지를 보면서 신기해하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고 했다. 헤어져 돌아오면서 하늘을 올려다보니, 해나의 순수한 눈빛이 사방을 가득 채우고 있는 듯했다.

그로부터 석 달이 지났으나 아직도 가끔 해맑은 해나의 표정이 떠오른다. 나날이 어둠의 시간이 길어지면서 긴 겨울로 접어드는 북유럽의 땅. 생명과 사랑의 소중함을 되새기며 해나의 명복을 빈다.
 
                                                            <조선일보>

 

 

 

 

아빠 대럴 워런씨와 생전의  '미소 천사 '해나와 엄마 이영미씨의 행복했던  한 때

 

 

 

 

       휴먼다큐 사랑 추모특집 안녕 해나 -수술 성공 후 행복했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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