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시장보기

이바구아지매 2006. 12. 24. 10:49

 

 

시장에 갔다.

가나랑, 범일이랑 놀게 해 놓고

 

시장보기가 복잡하다.

낼모레 택배로 서울 친구한테 보내기로 한 젓갈반찬 땜에

막상 보내준다고 해 놓고 난 후엔 맛없으면 어쩌나 여간 신경이 쓰이는게 아니다.

 

괜찮아  맛보단 성의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요즘 난 우리중학교 카페에서 만나는 남친, 여친들 땜에 참 재미난다.

그러다보니 이말저말, 요말저말 씨버리다본께 온갓 이바구떼바구가 나오고

옛날에 말한마디 못해 본 남자친구들도 허물없이 컴으로 내맘을 전한다.

 

고향소식도 전해주고 우리집안 자잘한이야기도 들려 주고 그러다보니 정말

10대들의 우정을 우리도 나누는 것 같다.

 

그래 맴이라고 맛은 정성스런 맴이 가득하모 될 거 아이가.

 

젓갈은 냄새가 유별나서 서울 사람들은 싫어할낀데...

흰스티로폼 박스랑 청테이프와 몇 개의 반찬통도 샀다.

 

그릇가게에선 돈이 모자라서 9000원을 외상 해 놓고

 

" 괜찮아, 시장 오는 길에 천천히 주어."

 

영은상회 아주머니는 참 인자하다.

 

내가 안 줄거란 생각은 안 한다.

 

꼭 갚아야제... 신용이 없으모 되나?

 

집에 와서 목록표를 만들었다.

 

갈치 젓, 고등어 젓, 젓국에 절인 고추, 갓김치 서너포기랑...

 

친구가 좋아할까?

 

받아 보고 맛있다쿠모 담에도 종종 보내줘야제.

 

고향에서 간 반찬들은 거의 엄마표랑 가깝다.

어릴 때 먹어 보던 짭쪼롬하고 비린내 나는 반찬들...

 

창원사는 '아하'는 어릴 때 반찬이 이랫다고 추억하더만

 

갈치젓, 메가리젓, 멜치젓, 벤뎅이젓...

온통 반찬이 젓갈들이었다고 추억하는 걸 웃으면서 읽었다.

 

참 존 세상이다.

 

고향은 그리워만 하고 애틋해 하던 수년 전 이젠 그럴 필요가 없제

연락을 매일 그것도 실시간으로 하니 서울이랑 일본도 다 내 컴안에 있다.

 

매일 컴에서 우리는 옛날에 말 못했던 자잘한 추억이야기를 깡그리 한다.

 

참 존 세상, 참 잼난 세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