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바다로 간 엄마와 딸...

이바구아지매 2006. 12. 26. 18:02

 

 

오후의 따사로운 햇살을 머리위에 이고 이쁜 막내가나랑 '양지암 가는 길'로 나섰다.

 

우리집에서 나온 시간이 3시로 햇살이 온 세상을 따사롭게 데워 놓은 날

 

조각공원위로 걸었다.

 

 다 다듬지 못한 미완의 조각공원의 풍경이 아직은 낯설지만 얼마 후엔 능포동의 명물이 될 것 같다.

 

조각공원위에선 전망이 하도 좋아  능포바다며. 등대 그리고 바다 저편의 옥포대첩도 그 쪽 등대랑

 

먼 풍경으로지만  보인다.

 

양지암 바닷길은  대마도랑 진해를 가끔씩 보여주기도 한다.

 

맑은 날.

 

조막손에 주황색 장갑을 낀 가나는 이 산에 오르면 쉬임없이 노래하고 이야기를 꾸며 낸다.

 

아이랑 걸으면 우리는 동화를 곧잘 만들어내는데. 이야기속에 나오는 것들은 하늘의 해, 달, 별,

 

숲속 귀신 개구진도깨비, 그리고 바닷속 고기들, 불가사리, 고동, ... 우리가나 머리속에는

 

온갖 이야기가 다 들어 있어  갑자기 천사가 날아오르고 나비가 날아와서 가나의 코에 앉기도 하고

 

새들이 날아와서 가나보고 함께 놀러 가자고도 한단다.

 

그러면 가나는

 

" 안돼... 아직은  우리엄마한테 물어봐야 해 엄마가 허락하면 조기 보이는 놀이터에서 그네타고

놀자. 밤까지."

 

참 많이도 조잘댄다.

 

바닷속 물고기도 풀쩍 뛰어 올라.이른단다.

 

"가나야, 우리 용궁에 놀러 가자. 맛난 과자랑 장난감도 줄게 응 가자 어서..."

 

 아이들의 세계에선  안 되는 것이 없다.

 

한동안 거닐다가 다시 눈앞에 펼쳐진 탁트인 바다를 가슴으로 안아 본다.

 

물빛이 곱다. 머얼리 파도치는 소리가 까르르 들려 온다.

 

양쪽으로 바다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 이 해안도로의 산길은 어쩜 풍경이 이리 고울 수 있을까?

 

숲속에 난 길양쪽으론 동백과 해송이 적당히 바다랑 어울려  먼 곳에서 온 사람들은 감탄을 연발하는 곳

 

언젠가 친정집 식구들을 한 번 초대할 맘이다.

 

언젠가 멀리 사는 친구들을 초대해 보련다.

 

언니, 오빠들도...

 

 

그리고 아는 지인들도 언젠가 이 감탄스런 바다그림을 보여 주리라.

 

오늘은 오랫만에 능포 하얀등대도 한바퀴 돌았다.

 

바다속에는 사그락거리는 작은 돌멩이들과 미역과 파래 그리고 고기도 헤엄쳤다.

 

등대가에선 사람들은 저마다 낚시바늘에 파르스럼한 고기를 낚아올리려고 야단이었다.

 

갱변에는 끝없이 펼쳐진 그물 어부들은 날 좋은 날 바다로 나갈 것이다.

 

나는 이리 좋은 바다가에 살고 있지만 바다를 잘 모른다.

 

도회지에서 놀러 온  어떤이가 '바다가 좋아'  이러겠지.   이  정도의 말밖엔 모른다.

 

바닷가에 그것도 어부한사람 정도는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

 

그래야만 바다에 대한 상식은 알게 될 것 아닌가.

 

막 바다에서 올라 온 아저씨가 퐁퐁 갯내음을 날리면서 가나에게

 

"아이구 고 녀석 귀엽게도 생겻네."

 

라며 물소리를 남기고 뚜벅뚜벅 걸어갔다.

 

집을 나선지 2시간이 지났고 해넘이가 시작 되는 낙조를 또 보면서 하루를 조용히 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