春子야, 春子야, 정말로 오랫만에 불러 보는 이름이다 그자? 내가 니한테 이래 편지를 써 보는 게 몇 년 만이고? 잘 살고 있제? 지난여름 몽창시리 덥더만 처서가 지나고낭께 선선해가 인자 학실히 가을이네 너그 아들, 딸, 그라고 너그서방님도 잘 계시제 아직 내가 누군지 모리것나? 내는 고등학교 3학년때 네 .. 이야기뱃길... 2007.09.03
빨래줄 이야기 어둠이 다 가시기전에 손빨래를 해서 헹구고 , 비틀어짰다 요즘같이 좋은세상에 왜 손빨래를 해서 팔에 알통베기고 어깨가 빠질듯한 아픔을 구태여 자초하는가? 내가 못나서? 시간이 남아돌아서? 할일이 없어서? 내가 빨래를 손으로 비벼빠는 건 습관이다 어려서부터 냇가에 가서 돌에 비누칠해서 거.. 이야기뱃길... 2007.08.25
소 나 기 8월의 날씨는 늘 그렇다 쨍쟁 해가 내리쬐다가도 금방 어두컴컴한 먹장구름이 몰려오고, 먼 산 자락에 비를 왕창 뿌리고 오늘만해도 그렇다 서너번째 소나기가 지나갔다 8월의 소나기는 잠시도 얌전치 못하다 오죽하면 '호랑이 장가간다?' 할까 차분히 진덕하게 내리지 못하고 앞산자락.. 이야기뱃길... 2007.08.15
꿈꾸는 아저씨 사진출처, 조선일보, 카투니스트 지현곤 TV리모콘 2011년도 중학교 2학년 국어교과서에 실린 작품 우리 집 옆집 지하방에는 날마다 엎드려서 그림만 그리는 아저씨가 살고 있어요. 아저씨와 나는 어느 날 부터 사이좋은 친구가 되었어요. 나는 엄마랑 살고 있는데 지난 봄, 아저씨네 이웃으.. 이야기뱃길... 2007.08.09
바다가 육지라면... 뱃 고동 소리가 울려 퍼졌다 "부~우~웅" 옥포항에 새마을호가 들어오는 소리다 우리동네는 옥포에서10리 정도 떨어진 곳이다 연초라는 곳 산에 오르면 선명하게 울리는 뱃고동소리 나는 방학때가 되면 부산엘 갔다 오빠들이 자취하는 곳에 가서 살림도 살고 학원에도 가고... 평소에는 산울림소리처럼 .. 이야기뱃길... 2007.08.07
뽕나무 가지에 걸린 슬픈 사랑이야기...(2) ★뽕나무와 오디 어둠이 천천히 뽕밭을 감싸 안았다 "명주야, 한 바기미 다 땄나? " "다 따 간다 짱이아지매야, 내 바기미에 더 따 넣어 도 컴컴해지니 무서바온다아이가" 그 때 뽕밭으로 바지개를 지고 나타난 아저씨가 있었다 "형님이 보냈소?" "응 뽕낭개 가지째 꺾어서 한바지개 해서 명.. 이야기뱃길... 2007.08.03
태극기를 그려준 선생님 29319 '땡땡땡'수업 시작 종이 울렸다 아이들은 제자리로 돌아가서 단정하게 앉아 선생님을 기다렸다. '드르륵' 교실문이 열리고 선생님께서 들어오셨다 "음, 반갑습니다 여러분, 오늘은 선생님이 대신 수업에 들어왔습니다 한 시간이지만 유익하고 알찬 수업 되도록 합시다 내 이름은 '김.. 이야기뱃길... 2007.07.22
세도야마 선생과 내선일체(2) ★일제강점기중등교과서 이미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들은 다시 긴장했고, 억지로 책을 펴느라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교실을 가득 메웠다. 이때 다시 영샘이가 손을 들고 벌떡 일어섰다. 순간 세도야마 선생은 신경질적인 눈빛을 하고 영샘이를 쏘아 보았다. 그리.. 이야기뱃길... 2007.07.21
세도야마 선생과 내선일체(1) ★일제강점기중등교과서 "다들 고만고만 조용히 해라 땅따리 세도야마 선생 납신다" "ㅋㅋㅋ꼴에 키하고 말장화랑 회초리 기럭지가 똑같다." 오늘은 또 무슨 심술로 우리를 못살게 골탕을 먹일까 세도야마 선생 폭군 네로왕 같아 " 아이들은 이렇게 재잘거렸지만 역시 긴장의 끈을 놓지 .. 이야기뱃길... 2007.07.20
보 리 밭 이 야 기 보리가 익어가고, 보리수염 노릿노릿하고, 보리알이 꽉차서 통통하게 살 오르면 우리집 앞 일곱대지기 보리밭 손 닿는 곳으로 보리이삭은 남아나질 않았다 나도,언니도 보리이삭을 톡톡 따서 타고 남은 불에 석쇠 놓고 보리모태를 구워 먹었다 통통한 보리알이 조막손에서 비벼져서 껍질 후후 불어내.. 이야기뱃길... 2007.07.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