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와 호박 . 늙은 엄마 생신날에 있었던 호박같은 일. 늙은 엄마를 닮은 호박 세덩이가 보자기속을 빠져 나와 산골처녀처럼 부끄럼을 탄다. 등 굽은 늙은 엄마처럼 밭언덕 풀섶을 숨가쁘게 헤쳐 나와 둥글넙적한 모습으로 내게 왔다. 엄마가 키운 누르탱탱한 호박은 엄마랑 참 많이도 닮았다. 여든 ..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10.20
가을놀이터를 지나가며 ... . 가을은 ...외눈박이 물고기처럼 한쪽눈으로 세상을 아주 조금만 보는 것 가을은 .... 예쁜 코에게 바스러진 단풍내를 아주 조금만 맡아 보게 해 주는 것 가을은 ... 앙다문 입으로 오물오물 탄수화물 덩어리 햅쌀을 아주 조금만 씹어 보는 것 . 가을은... 내 마음 창고에 담쟁이 그림 한장 그려 넣어 두는..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10.20
행복이란...맛 있는 뽀로로사과맛 쥬스 하나를 살 수 있는 것 . "엄마, 효린이 뽀로로 사과맛 쥬스 먹고 싶어 " "그래 그럼 아빠한테 먼저 고맙습니다 하고 인사해야겠지 " "응 엄마 효린이 아빠한테 큰 소리로 인사할거야 "아빠, 고맙습니다 맛 있는 뽀로로사과맛 쥬스를 사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아니 효린이 목소리가 너무 작아 큰 소리로 마트사람들이 다 들..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10.11
가을愛 . 가을 우체국 앞에서 ...윤도현 가을 우체국 앞에서 그대를 기다리다 노오란 은행잎들이 바람에 날려가고 지나는 사람들 같이 저멀리 가는걸 보내 세상에 아름다운 것들이 얼마나 오래 남을까한여름 소나기 쏟아져도 굳세게 버틴 꽃들과지난 겨울 눈보라에도 우뚝 서있는 나무들같이하늘아래 모든것..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10.10
내게로 온 가을의 책' 우리나라 의학의 선구자 ' 택배가 도착했다 . 귀한 분이 보내주신 특별한 책이다 오늘밤은 책을 읽으며 밤을 고스란히 밝힐지도 모르겠다. 내게로 온 가을의 책 . 한국의학원 총서 <우리나라 의학의 선구자> 시월이다. 깊어지는 가을에는 적어도 천천히 사색하며 책의 향기를 맡고 싶어진다. 좋은 책 한권 잡았..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09.29
그해 가을이야기 . 아주 오래 전 단발머리 소녀를 단숨에 좋아한 소년이 있었다. 소년은 멀리 전남 영광에서 거제도 어딘가에 살고 있던 고향친구를 찾아 온 소년이었고.... 낯선 길을 터벅터벅 홀로 걷고 있던 소년의 곁으로 코스모스를 닮은 예쁜 소녀가 스치듯 지나갔다 . 큐피터의 화살처럼 소년의 심장속으로 별이 ..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09.21
특종 , '끝 없는 사랑'의 주인공을 찾습니다. 어젯밤 늦은 시간에 있었던 일입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샤워를 하고 기분좋게 방으로 들어 가려는 순간 '쿵' 하는 큰 소리에 놀라 베란다로 얼른 나가 소리가 났던 방향의 창밖을 내다 보게 되었고 눈 앞에는 고현천이 지나가는길목인 고현사거리에서 충돌衝突한 채 마주보고 멈춰 선 두..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09.18
가나의 추석이야기 . 추석날, 가나네 집에서는 할머니와 아빠,엄마, 소담언니,귀염언니 범일오빠랑 대전에서 오신 삼촌과 숙모, 그리고 사촌들인 나민언니와 해민언니가 오순도순 모여서 차례를 지내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하며 송편도 먹고 사과,귤,포도며 배를 배가 볼록해지도록 먹었습니다 . 하지만 여름햇살은 짧고 ..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09.12
오늘같이 비가 내리면 너의 이름을 부르고 싶다. 빨강우산을 들고 빗속으로 나서니 삘강우산을 타고 토닥토닥 흘러 내리는 빗방울 소리가 발아래서 '통통 '가야금소리를 낸다. 아무도 걷지 않는 세상속으로 홀로 걸어가는 비의 여인 이미 긴 시간 내린 비는 아스팔트 깊숙히 파고 들며 깔깔댄다. 검은길은 반짝임의 윤기를 내고 , 바다를 이웃한 수평..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09.11
추석을 맞는 단상(斷想) 팔월이라 한가위는 달도 밝구나. 몇시간째 전을 굽고 회양적이며 고기를 구웠더니 처음의 고소함과는 달리 올리브유 식용유냄새가 역겨워 속이 울렁거린다 다른 명절보다 훨씬 더 분주하신 어머니께 불쑥 한마디 던진다. "동서는 언제 온대요?" " 요번 추석에는 못온다쿠네 차가 없어서 , 나민애비가 .. 내 얼굴, 내 발자국(일기) 2011.09.08